김미라 기자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독서국가 선포식’에서 독서국가 비전과 추진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미라 기자
[한국의정신문 김미라 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23일 열린 ‘독서국가 선포식 및 독서국가 추진위원회 출범식’은 단순한 캠페인 선언을 넘어, 대한민국 교육·문화 정책의 방향 전환을 알리는 상징적 무대가 됐다. 이날 행사의 중심에는 독서국가 추진위원장을 맡은 김영호 국회의원이 있었다.
김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오늘 매서운 한파에도 국회를 찾아주신 독서 시민, 독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독서는 이제 개인의 취향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준비하는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인공지능(AI) 시대를 언급하며 “독서를 통해 준비하지 못한다면, 인간이 AI에 지배받는 시대를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이 제시한 ‘독서국가’ 구상은 추상적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 정책 설계에 가까웠다. 그는 독서국가의 핵심 축으로 ‘생애주기 맞춤형 독서교육’과 ‘지역 기반 독서환경 구축’을 제시했다. 5세에서 9세까지를 ‘독서 골든타임’으로 규정하고, 이 시기 체계적 독서 환경이 평생 독서 습관을 좌우한다는 전문가 의견을 정책 설계에 반영했다.
특히 유보통합을 계기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독서 중심 유아교육 공간’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은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독서유치원이라는 명칭보다 그림책·동화 중심의 독서 유아교육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독서중점 초등학교’를 확대 지정해 지속적인 독서 교육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중학교 자유학기제 역시 ‘독서학기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5세부터 13세까지의 독서 이력과 독서량을 체계적으로 기록·관리해, 진로·진학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독서 기록부가 새로운 교육 자산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독서정책의 현실적 과제도 솔직히 짚었다. 전국 학교 도서관 가운데 사서교사가 배치된 비율이 16%에 불과하고, 법정 기준에도 크게 못 미친다는 점을 언급하며 “학교도서관 진흥법 개정을 통해 사서교사 확충과 도서관 활성화 대책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초학력 보장법 개정 추진과 연계해 문해력 강화 정책을 국가 차원에서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지역사회 역할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독서는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과 지역이 함께 만들어야 할 문화”라며, 거점도서관을 중심으로 ‘독서마을’과 ‘독서도시’를 조성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가족 단위 독서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도서 대출 기간 확대, 문화공연·전시 혜택 연계 등 인센티브 정책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 위원장은 서울, 수원, 인천 등 선도 사례를 직접 언급하며 독서도시 확산 전략을 소개했다. 서울의 독서유치원·독서중점 초등학교 설계, 수원의 ‘대한민국 1호 독서도시’ 선언, 인천의 조기 독서 모델 등을 사례로 들며 “지역 모델을 전국으로 확산시켜 대한민국을 ‘독서국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독서가 정치 갈등을 넘어 사회 통합의 키워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독서에는 보수도, 진보도 없다. 여당도 야당도 없다”며 “독서를 통해 사회 갈등을 치유하고 국민 화합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총리실 산하 TF 구성까지 검토 중”이라며 범정부 차원의 독서국가 추진체계 구축 구상도 공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오늘 함께한 추진위원 440명, 그리고 4,400만 국민이 함께한다면 대한민국은 반드시 독서국가로 나아갈 수 있다”며 “독서국가는 선언이 아니라 실천으로 완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시대를 맞아 ‘읽는 국민, 생각하는 국가’를 향한 김영호 위원장의 구상은 이제 선언을 넘어 실행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독서국가’라는 새로운 국가 비전이 교육·문화 정책의 실질적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 첫 출발선에 국회가 섰다.
출범식 현장에 설치된 ‘5세~9세 골든타임’ 조기독서 팻말. 사진=김미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