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원 기자
경상남도의회 정재욱(국민의힘, 진주1)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경상남도교육비특별회계 소관 물품관리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12월 1일 제428회 정례회 제3차 교육위원회에서 원안 가결됐다. 사진=경상남도의회
[한국의정신문 황종원 기자]
그동안 교육청에서 발생하는 불용품은 폐기나 매각이 일반적인 처리 방식이었다. 사용 연한이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여전히 활용 가능한 물품이 대량으로 버려지거나 헐값에 처분되면서, 예산 낭비와 환경 부담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전환점이 경상남도의회에서 마련됐다.
경상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재욱 도의원(국민의힘, 진주1)이 대표 발의한 「경상남도교육비특별회계 소관 물품관리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12월 1일 열린 제428회 정례회 제3차 교육위원회에서 원안 가결됐다. 이번 조례 개정은 교육청 불용품 관리 체계를 ‘폐기 중심’에서 ‘재사용·자원순환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교육 현장에서는 아이북 등 대규모 정보화 기기의 내용연수가 도래하면서 불용품이 한꺼번에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기존 방식대로라면 막대한 물량이 단기간에 폐기 처리되거나 매각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재욱 의원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불용품을 공공자산으로서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 정비에 나섰다.
개정 조례안의 핵심은 불용품 ‘양여’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신설된 제17조의2에 따르면, 교육감은 불용 결정된 물품을 사회복지기관이나 교육기관 등에 양여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양여 대상과 물품 상태, 가액, 양여 사유 등을 공개하도록 규정했다. 이를 통해 불용품 처리 과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동시에 강화했다.
또한 불용품 소요 조회 절차를 개선하고, 소모품과 비소모품의 등재 기준을 현실에 맞게 정비하는 등 물품관리 전반에 대한 체계 개선도 함께 이뤄졌다. 상위 법령 개정 사항을 반영해 조례의 정합성을 높인 점도 이번 개정의 특징이다. 단순히 양여 항목 하나를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청 물품관리 전반을 재정비한 셈이다.
이번 조례 개정은 예산 절감 효과뿐 아니라 환경적 가치도 함께 담고 있다. 사용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폐기되던 물품이 재사용·순환 구조로 전환되면, 폐기물 발생량이 줄어들고 환경 부담도 완화될 수 있다. 공공 부문에서 자원순환의 모범 사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가 크다.
정재욱 의원은 “이번 조례 개정이 자원 재활용과 공익적 활용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그동안 폐기되던 물품이 교육현장이나 지역사회에서 다시 활용되고, 여건이 허락된다면 개발도상국 교육기관을 지원하는 ODA 협력사업과도 연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ODA 연계 가능성은 이번 조례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보화 기기나 교육 기자재는 개발도상국 교육 현장에서 여전히 수요가 높은 자산이다. 불용품을 단순 폐기 대상이 아닌 국제 협력 자원으로 바라보는 관점은, 공공자산 활용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는 평가다.
이번 조례 개정으로 교육청 전체의 자원 활용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불용품 관리 기준이 명확해지면, 물품 취득부터 사용, 불용 결정, 재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이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 이는 단기적인 예산 절감 효과를 넘어, 장기적으로 교육청 물품관리의 안정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해당 개정조례안은 오는 12월 16일 제428회 정례회 제6차 본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경남 교육 현장은 불용품을 ‘버려야 할 짐’이 아닌 ‘다시 활용할 수 있는 공공자산’으로 바라보는 제도적 전환을 맞게 된다.
공공자원의 순환은 선택이 아닌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다. 이번 조례 개정은 교육청 불용품 관리라는 비교적 제한된 영역에서 출발했지만, 공공 부문 전반에 자원순환과 효율적 관리의 필요성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의회의 이번 결정이 교육 행정의 작은 변화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공공자원 관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