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원 기자
경상남도의회 장진영 의원(국민의힘, 합천군)이 대표 발의한 이번 조례안은 2025년 12월 1일 제428회 정례회 제2차 문화복지위원회 심사를 거쳐 원안 가결됐다. 사진=경상남도의회
[한국의정신문 황종원 기자]
지방소멸이 현실적 위기로 다가온 가운데, 경상남도가 체육을 매개로 한 새로운 지역활성화 모델을 제도화하며 주목받고 있다. 경상남도의회가 전국 최초로 ‘스포츠빌리지’ 개념을 조례에 담아 정주형 체육복지 기반을 마련하면서, 단발성 행사 중심의 체육정책에서 벗어난 구조적 전환에 나섰기 때문이다.
경상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12월 1일 열린 제428회 정례회 제2차 문화복지위원회에서 장진영 도의원(국민의힘, 합천군)이 대표 발의한 「경상남도 스포츠빌리지 조성 및 지원 조례안」을 원안 가결했다. 해당 조례안은 스포츠빌리지를 체계적으로 정의하고, 도 차원의 조성과 지원 근거를 명확히 한 전국 최초의 제도라는 점에서 정책적 상징성이 크다.
이번 조례의 핵심은 ‘정주형 체육복지 모델’이다. 기존 지방 체육정책이 전지훈련 유치나 대회 개최 등 단기 이벤트에 집중돼 왔다면, 스포츠빌리지는 체육 전문인력이 지역에 머물며 생활하고 주민과 교류하는 구조를 지향한다. 체육을 일회성 방문 요소가 아닌, 지역 일상과 결합된 지속 가능한 자산으로 전환하겠다는 접근이다.
조례에는 스포츠빌리지의 정의와 목적을 비롯해 도지사의 책무, 기본계획 수립, 시·군 사업 지원, 협력체계 구축 등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제도 장치가 담겼다. 이를 통해 경남도는 시·군과 협력해 지역 여건에 맞는 스포츠빌리지를 단계적으로 조성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갖추게 됐다.
장진영 의원은 “이번 조례는 단발성 전지훈련이나 대회 유치에 그치는 기존 체육정책에서 벗어나, 체육 전문인력이 지역에 정주하며 주민과 상시적으로 교류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안한 것”이라며 “경상남도가 시·군과 협력해 지역 특성에 맞는 스포츠빌리지 조성을 본격 추진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스포츠빌리지 조례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체육과 복지, 인구정책을 융합한 지역활성화 전략이라는 점이다. 체육인이 지역에 정착하면 주거, 소비, 교육, 복지 수요가 함께 발생하며 생활 인구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인구 유입이 어려운 농어촌·군 단위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주민 입장에서도 스포츠빌리지는 생활체육과 건강관리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 상주하는 체육 전문인력을 통해 주민들은 일상 속에서 전문적인 운동 지도와 체육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고, 이는 고령화 사회에서 예방적 복지 기능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체육이 특정 계층의 활동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 전체의 삶의 질을 높이는 수단으로 확장되는 셈이다.
재정적 확장성 역시 눈여겨볼 부분이다. 조례 제정 과정에서는 향후 지방소멸대응기금이나 균형발전특별회계 등 국가 재원과 연계한 사업 추진 가능성도 함께 거론됐다. 이는 스포츠빌리지가 단순한 도비 사업을 넘어, 국가 균형발전 정책과 맞물려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국 최초 제도화라는 점에서, 경남 스포츠빌리지 조례는 다른 광역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가능성도 크다. 체육을 기반으로 한 정주 정책은 비교적 정치적 부담이 적으면서도 지역 주민 체감도가 높아, 지방소멸 대응 전략으로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과제도 남아 있다. 스포츠빌리지가 실제로 어떤 지역에, 어떤 규모와 방식으로 조성될지에 따라 정책 효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체육인 정착을 위한 주거·교육·의료 인프라 연계, 지역 주민과의 상생 프로그램 마련,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 구축 등이 향후 정책 설계 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부분이다.
상임위 심사를 통과한 이번 조례안은 오는 제428회 정례회 제6차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경상남도는 전국 최초로 스포츠빌리지 조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완성하게 된다. 체육이 머무는 마을, 사람이 정착하는 지역이라는 새로운 구상이 경남에서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