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가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의 방향을 둘러싸고 실질적인 자치분권 보장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재경 의원(국민의힘, 서구3)은 26일 열린 제29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실질적인 자치분권이 보장된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 마련 촉구 결의안」을 대표 발의하며, 재정권과 자치권의 제도적 이양이 통합 논의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의안 발의는 지난 16일 정부가 발표한 광역 지방정부 간 행정통합 인센티브 지원 방안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정부는 당시 △재정 지원 △통합특별시 위상 강화 △공공기관 우선 이전 △산업 활성화 지원 등 네 가지 방향의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행정통합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대전시의회 행정통합 특위는 해당 방안이 ‘한시적 지원’에 그칠 가능성이 크며, 지방정부의 실질적인 자립과 분권을 담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핵심 쟁점인 재정 지원 규모와 구조에서 기존에 발의된 특별법안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이재경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발의된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의 경우, 안정적인 세원 이양과 재정권 강화를 통해 매년 약 8조 8,000억 원 규모의 추가 재정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정부가 이번에 제시한 인센티브안은 통합특별시에 대해 매년 최대 5조 원, 4년간 최대 20조 원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연간 기준으로 볼 때 특별법안 대비 두 배 가까운 재정 격차가 발생한다.
이 의원은 이러한 차이를 두고 “정부안은 단기적인 재정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지방정부가 스스로 정책을 설계하고 책임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에는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원 기간이 한정된 재정 인센티브는 시간이 지나면 다시 중앙 의존 구조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번 결의안은 이러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국회가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필수적인 예산과 세수 이양을 포함해 조직권, 인사권, 규제 권한 등 핵심 자치 권한을 특별법에 명확히 담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정부 역시 권한을 내려놓는 결단을 통해 통합특별시 출범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재경 의원은 제안 설명에서 “최근 발표된 정부안과 같은 한시적 지원만으로는 제대로 된 자치분권을 실현하기 어렵다”며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재정 지원을 넘어, 지방정부가 스스로 설 수 있는 재정권과 자치권 이양 방안을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정부 발표에서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나 국가산업단지 지정과 같은 핵심 권한은 물론, 조직권과 인사권에 대한 언급조차 없었다”며 “실질적인 권한 이양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통합특별시의 위상 역시 형식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명실상부한 분권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재정권과 자치권이 특별법에 명확히 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시의회 행정통합 특위는 이번 결의안을 통해 통합의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단순한 행정구역 통합이 아닌, 국가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의 새로운 모델로서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경 의원은 “행정통합은 정치적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좌우하는 구조적 선택”이라며 “중앙의 관리와 통제에서 벗어나 지방이 스스로 성장 전략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통합의 본래 취지”라고 밝혔다.
대전시의회는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번 결의안의 취지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의견 개진과 공론화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시민 공감대 형성을 위한 설명과 소통도 병행해,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실질적인 자치분권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의회 차원의 역할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노미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