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 최태원 SK 그룹회장(오른쪽) 등과 함께 참석하며, AI 시대의 고속도로를 지방에서부터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사진=대통령실기자단
[한국의정신문 김현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 참석하며, AI 시대의 고속도로를 지방에서부터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취임 후 첫 산업 현장 방문이자, 지방 중심의 첨단기술 기반 조성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행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울산은 산업화의 출발점이자, 이제는 디지털 전환의 기점이 될 것”이라며, “경부고속도로가 국가 산업의 혈관이었다면,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AI 산업의 대동맥”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수도권에 집중됐던 첨단 기술 산업이 지방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이번 울산 사례가 보여줄 것”이라며 “지방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곳 울산에서 AI 고속도로의 첫 삽을 뜨게 된 것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7조 원을 투자해 2029년까지 울산미포국가산단에 100MW 규모로 건립할 예정이다. 대통령은 이 자리를 “대한민국이 아시아태평양 AI 허브로 도약하는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최태원 SK 회장은 “정부가 AI 수요자가 되어 각 부처에서 AI 애플리케이션을 발주하면, 5조 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며 공공 수요 확대를 건의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그 제안은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직접 메모하며 실현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챗GPT가 있는데 왜 자체 AI를 개발하느냐는 말은, 해외 쌀이 많다고 농사를 포기하자는 얘기와 같다”며, 국가 주도형 ‘소버린 AI’ 개발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어 “10조 원대 스타트업 펀드도 모태펀드 방식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지금 성장의 깔딱고개를 넘는 중”이라며 “위기를 넘어설 새로운 길은 AI와 같은 첨단 기술에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AI 산업을 국가 성장 엔진으로 삼겠다는 새 정부의 경제 전략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는 최근 기업인 출신 인사를 AI수석에 임명하고, 이공계 특별법 개정 추진 등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대통령실은 울산 방문을 “글로벌 AI 3대 강국 실현을 위한 첫 실천 행보”라고 밝혔다.
행사를 마친 이 대통령은 예고 없이 울산 언양알프스시장을 찾아 시민과 대화하며 민심을 살폈다. 한 상인이 “시장 경기가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하자, 대통령은 “13조 원 규모의 소비쿠폰을 포함한 추경이 곧 투입된다”며 내수 진작을 약속했다.
대통령은 “울산은 제 고향 안동과도 인연이 깊은 도시다. 지역이 살아야 국가가 산다”며 지역 균형 발전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