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가 장기간 방치된 세외수입 채권 관리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하며, 지방재정 건전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부산시의회 서지연 의원(무소속·비례)은 신창동 사격장 화재사고 구상권 미회수 사례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 채권 관리 시스템의 구조적 허점을 짚고 전면적인 개선을 촉구했다.
서 의원은 16일 배포한 자료를 통해 “부산시가 2009년 신창동 사격장 화재 사고 피해자에게 선지급한 보상금에 대한 구상권 회수가 2020년 5월 이후 사실상 중단되면서, 미회수 원금 34억 5백만 원이 장기간 방치됐다”며 “지연이자와 실질 가치 하락까지 고려하면 최대 43억 원 이상의 재정 손실 위험이 누적되고 있다”고 밝혔다.
2009년 11월 14일 발생한 신창동 사격장 화재는 일본인 관광객 10명을 포함해 총 15명이 사망한 대형 참사였다. 당시 부산시는 신속한 피해 회복과 외교적 수습을 위해 관련 조례를 긴급 제정하고 보상금을 선지급했다. 이후 법원은 건물주와 관리인의 책임을 명확히 하며 47억 원대의 배상 판결을 내렸지만, 현재까지 회수된 금액은 13억 원 수준에 그친 상태다.
서지연 의원은 “이 사건은 단순한 행정 착오나 담당자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지방재정 관리 체계 전반의 구조적 결함에서 비롯된 전형적인 ‘시스템 에러’”라고 규정했다. 그는 그 원인으로 ▲당해 연도 중심의 재정 운용 관행 ▲순환보직에 따른 업무 연속성 단절 ▲재정 부서와 집행 부서 간 책임 불일치 ▲채권 관리 전산 시스템과 자동 알림 기능 부재 등을 꼽았다.
특히 서 의원은 “문제는 원금 미회수에 그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손실 규모를 제시했다. 조례에 따라 환수 시 적용해야 할 지연이자와 물가상승률을 반영할 경우, 2020년 이후 누적된 이자 손실과 실질 구매력 하락까지 포함해 총 손실액은 약 43억 8천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이다.
서 의원은 “수십억 원 규모의 채권이 장기간 방치돼도 아무런 경고 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구조라면, 다른 부서의 보조금 환수나 손해배상 구상권 관리 역시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며 “이런 인식이 확산되면 지방재정의 규율과 신뢰는 근본부터 흔들리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서 의원은 세외수입 누적 채권 관리 방안 마련을 핵심으로 한 종합 대책과 조례 개정을 예고했다. 그는 “세외수입 징수를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실·국별 징수 책임제를 운영해야 한다”며 “부산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구상권·배상금과 같은 고액·장기 채권에 특화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례 사후 입법평가 제도의 실효성 강화도 제안했다. 서 의원은 “신창동 사격장 관련 조례는 제정 이후 15년간 단 한 차례도 사후 평가를 받지 않았다”며 “정기적인 평가가 있었다면 구상권 회수 지연을 조기에 발견하고 시정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지연 의원은 “이미 관련 법령과 지침은 충분히 마련돼 있다”며 “이번 사안을 계기로 부산시가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모범이 되는 채권 관리와 조례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담당자 이동과 무관하게 지속적·연속적인 행정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재정 건전성과 법치 행정을 동시에 강화하는 실질적 개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 의원은 신창동 사격장 화재 사고 관련 조례 폐지를 상정한 상태로, 향후 부산시의회 상임위원회 업무보고 과정에서 조례 사후 관리와 구상권 청구 계획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노미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