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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교육ON] AI 교사와 인간 교사의 공존, 어떻게 가능할까? - 기술과 사람, 도구와 존재의 경계를 넘어서는 교사의 미래 역할
  • 기사등록 2025-06-24 16: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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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 이미지 제작

[한국의정신문 김현주 기자]


“인공지능 교사는 지식을 전달하고, 인간 교사는 삶을 가르친다.”


생성형 AI의 빠른 확산은 교육현장에 ‘혁신’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물결을 불러오고 있다. 학생 맞춤형 학습지원, 교사의 업무 경감, 디지털 수업 설계 등 AI 기반의 도구들은 교육의 효율성을 대폭 끌어올리고 있지만, 동시에 본질적 질문 하나를 던진다. “AI가 교사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까, 혹은 우리는 공존할 수 있을까?”



인간 교사의 존재 이유: ‘사람을 키우는 사람’의 역할


인공지능이 아무리 정교해지고 효율적인 도구가 되어가더라도, 학생에게 ‘존재의 의미’를 전해주는 역할은 결국 인간 교사의 몫이다. 교사는 지식의 전달자에 머물지 않는다. 학습자의 정서적 발달을 돌보고, 관계 속에서 학습 동기를 이끌어내며, 무엇보다도 ‘나도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존재’라는 감각을 심어주는 사람이다.


학생들이 진정으로 학습에 몰입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자신이 존중받고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경험이 필요하다. 이런 심리적 기반은 교사의 공감적 태도, 개별 피드백, 진심 어린 관심을 통해 형성된다. 인간 교사는 바로 그 관계의 중심에서, 학생이 스스로를 유능하고 자율적인 존재로 인식하도록 돕는다.


또한, AI를 활용한 수업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도 인간 교사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기술을 도구로 삼아 학습을 촉진하는 ‘AI 리터러시 환경’에서는 교사의 활용 역량뿐 아니라, 학생의 불안과 낯섦을 보듬는 정서적 지지 역시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교사는 그 누구보다 ‘학생을 아는 사람’이며, 기계가 제공할 수 없는 인간적 맥락을 수업에 불어넣는 존재다.



AI와의 공존은 교사의 소멸이 아니라, 역할의 재정의다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인공지능이 교사의 자리를 대체하는 미래가 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교사는 AI와의 협업을 통해 더욱 본질적인 역할로 중심을 이동하게 된다. 단순 전달자에서 촉진자, 동반자, 안내자로의 전환이다.


예를 들어, 반복적인 설명이나 기초지식 제공은 AI 튜터에게 맡기고, 교사는 그 시간에 학생과 개별 상담을 하거나 창의적 토론을 유도할 수 있다. 학습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형 피드백을 설계하고, 학습 동기를 북돋는 역할이 강조된다. 이는 오히려 교사 고유의 전문성과 인간적인 영향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된다.


AI는 정답을 줄 수 있지만, ‘왜 그 답을 생각하게 되었는가’, ‘그 답이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와 같은 질문에는 답하지 못한다. 그 공백을 메우는 사람이 교사다. 기술이 정보를 제공할 때, 교사는 맥락을 만들어낸다. 기술이 분석을 수행할 때, 교사는 해석과 판단의 윤리를 세운다.


결국 AI와의 공존은 교사의 위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교육적 본질이 더욱 선명해지는 전환점이다. 그것은 곧, 학생 곁에서 ‘사람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남는 길이다.



공존을 위한 조건: ‘전문성 + 윤리감각 + 리터러시’ 삼박자


AI와 인간 교사의 공존은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문제로 해결되지 않는다. 진정한 공존을 위해서는 교사 스스로가 세 가지 핵심 역량을 갖춰야 한다. 바로 전문성, 윤리감각, AI 리터러시다.


먼저, 전문성은 교사의 정체성을 지키는 기초다.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져도 교육의 본질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변화'에 있다. 교사는 학습자의 상태를 읽고, 성장 경로를 설계하며, 그 여정에서 방향을 함께 잡아주는 사람이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관계적 민감성과 교육적 직관은 교사의 전문성에서 나온다.


둘째, 윤리감각은 AI 도구를 사용할 때 더욱 중요해진다. 생성형 AI는 편향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학습자 개인 정보와 관련된 윤리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교사는 기술의 가능성을 활용하면서도, 그 안에 숨은 함정과 사회적 영향을 냉철하게 분별할 줄 알아야 한다. 학생이 기술에 예속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주는 ‘윤리적 나침반’으로서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AI 리터러시, 즉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며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단순히 챗GPT를 ‘사용하는 법’이 아니라, 생성형 AI가 작동하는 원리와 한계를 이해하고, 학생의 학습 과정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판단할 수 있는 실천적 지식이 포함된다. AI 리터러시는 이제 교사의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며, 학생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기 위한 핵심 자산이다.


이 세 가지는 따로 떨어진 역량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교사의 ‘AI 시대 교육역량’을 구성하는 토대다. 공존은 이 역량을 갖춘 교사에게만 열리는 문이다.



기술을 넘어, 다시 사람으로


AI는 교육의 풍경을 바꾸고 있지만, 교실의 중심에는 여전히 ‘사람’이 있어야 한다. 교사의 존재는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기술의 부상은 교사의 역할을 더욱 선명하게 비춘다. 감정의 결을 읽고, 상황의 맥락을 이해하며, 아이 한 명 한 명의 가능성을 믿고 끌어주는 일은 오직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교육의 미래를 설계하는 분기점에 서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질문은 “AI가 얼마나 똑똑해질까”가 아니라, “우리는 어떤 교사와 함께하고 싶은가”다. 기술은 도구일 뿐, 교육은 여전히 사람을 향해야 한다.


AI와 함께하는 시대, 교사는 더 이상 지식의 전달자가 아니라 의미를 조직하고 관계를 설계하는 존재로 거듭나야 한다. 교사 자신의 전문성을 정련하고, 윤리적 민감성을 키우며, AI 리터러시를 갖춘다면, 기술의 파도 위에서도 교육의 항로는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다.


결국, 미래 교육의 핵심은 AI가 아니라, 그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교사의 ‘깊이’와 ‘방향’에 달려 있다.


한국의정신문 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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