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기자
서영석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경기 부천시갑). 사진제공=서영석의원실
[한국의정신문 김현주 기자]
“불평등을 구조로 받아들이는 순간, 정치는 존재 이유를 잃는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경기 부천시갑)은 자신의 의정활동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이렇게 정의한다. 부천에서 약국을 운영하며 시민들과 호흡해온 현장 경험, 민주화 운동을 하며 감내했던 젊은 날의 고난, 그리고 지금 국회 보건복지위원으로서 ‘국민연금 개혁’을 이끌어낸 주도적인 입법 활동까지. 그는 늘 시민의 삶과 제도를 ‘직결된 한몸’처럼 여겨왔다.
서영석 의원이 생각하는 의정활동의 본질은 ‘생활정치’에 있다. 정쟁 중심의 정치가 아닌, 국민 개개인의 일상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정치, 즉 '삶을 바꾸는 법'을 만드는 일이 진짜 정치라는 것이다. 그는 법안 하나를 마련하더라도 시민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그것이 어떻게 작동할지를 끝까지 따져 묻는다.
“법안은 종이 위에 쓰여 있지만, 실제로는 병원 대기실에서, 약국 계산대에서, 버스 안 시민들의 통장 잔고에서 살아 움직입니다.” 서 의원의 이 말은 곧 그가 추구하는 정치의 방향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그에게 의정활동이란 거대한 이념보다 구체적인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천이다.
대표적인 성과는 바로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의 통과다. 2007년 이후 18년 만에 이뤄진 국민연금 모수개혁을 주도하며, 정체되어 있던 복지제도 개편에 의미 있는 전진을 이끌어냈다. 보험료율을 2026년부터 8년간 단계적으로 9%에서 13%까지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을 기존 40%에서 43%로 상향하는 등 재정안정성과 수급자의 삶을 동시에 고려한 개혁안을 완성했다.
뿐만 아니라 출산 및 군복무 크레딧 확대, 저소득 지역가입자에 대한 보험료 지원 확대 등 형평성과 실효성을 높이는 조항들을 담아냈다. 특히 ‘국가가 연금 지급을 보장한다’는 문구를 명문화함으로써 국민의 제도 신뢰를 제도적으로 담보한 점은, 그가 ‘국가의 약속’으로서 연금을 바라보는 철학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서 의원은 말한다. “연금은 단순한 금융의 문제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을 담보로 하는 사회적 약속입니다. 그 약속을 정치가 지키지 못하면 시민은 미래를 설계할 수 없습니다.” 그의 의정활동은 바로 그 약속을 다시 회복하고, 제도가 인간을 뒷받침하는 사회를 복원하는 데 맞춰져 있다.
그에게 있어 생활정치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실천이며 철학이다. 정치는 어려운 말이 아니라 쉽게 와 닿아야 하고, 삶과 동떨어진 이념이 아니라 삶 속에서 작동하는 약속이어야 한다. 서영석 의원은 오늘도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국회 안팎을 누빈다.
서영석 의원은 진짜 정치란 정쟁 중심의 정치가 아닌, 국민 개개인의 일상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정치, '삶을 바꾸는 법'을 만드는 일이라고 말한다. 사진제공=서영석의원실
서영석 의원은 성균관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하고 부천에서 ‘구생약국’을 오랜 시간 운영해온 전문직 출신 정치인이다. 매일 약국을 찾는 이웃들의 건강 상담을 해주고, 약을 건넬 때마다 그는 느꼈다고 한다. “사람이 아프다는 건 단순히 병 때문만이 아니더라구요. 일자리 문제, 가족 문제, 돌봄의 공백 같은 사회적인 이유들이 건강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죠.”
그가 약사의 자리에서 정치를 떠올리게 된 건, 그런 구조적인 문제들을 더 근본적으로 바꾸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약은 처방이 필요하듯, 사회 문제도 제도라는 처방이 있어야 합니다. 아픈 사람만 돌보는 게 아니라, 아프지 않도록 사회를 설계해야죠." 그렇게 그는 지역 정치를 시작했고, 부천시의원 3선, 경기도의회 활동을 거쳐 지금은 국회의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의 정치적 감수성은 대학 시절 민주화운동을 하며 길러졌다. 군부정권에 맞서다 구속되었던 경험은 그의 가치관에 깊이 자리 잡았다. “그때 느꼈죠. 정치는 누군가를 억누르기 위해 존재해선 안 된다는 걸요. 정치가 외면하면 누군가는 반드시 고통을 겪게 됩니다. 저는 그런 정치를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정치는 권력이나 자리보다도, 사람을 살피는 책임이고 믿음을 지키는 일이다. 그 시작은 늘 시민의 곁에서부터였고,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없다. “현장에서 들었던 목소리를 국회까지 데려오는 것, 그게 제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서영석 의원은 지그문트 바우만의 『우리는 왜 불평등을 감수하는가』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정치의 본질을 되새기게 해준 인생책으로 꼽는다. 두 책은 그의 의정철학과 정책 방향에 깊은 영향을 미쳤으며, 지금도 ‘정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때마다 꺼내 읽는 책이라고 말한다.
바우만은 『우리는 왜 불평등을 감수하는가』에서 “우리가 불평등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일 때, 그것은 영원히 반복되는 ‘구조화된 운명’이 된다”고 경고한다. 서 의원은 이 문장을 ‘정치가 침묵하면 사회가 체념한다’는 현실에 빗대어 인용하며, “우리가 열등한 삶을 스스로 감수하는 순간, 정치도 함께 죽는다”고 단언한다. 국민연금 개혁에 있어 소득대체율의 미세한 상향조정이나, 청년의 첫 보험료 지원 논의 역시 “작지만 불평등을 외면하지 않는 시도”라며 그 철학을 드러냈다.
또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그에게 ‘공론의 정치’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책이다. 샌델은 “정의로운 사회는 단순히 공정하게 나누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논의하고 합의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서 의원이 연금개혁 과정에서 공론화위원회를 제도적으로 도입하고자 한 배경이자, 그가 국회에서 추구하는 민주적 결정방식의 핵심 논리다.
그는 두 책을 “정치를 다시 사람의 자리로 되돌려놓는 책”이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모든 제도는 결국 인간의 얼굴을 닮아야 한다. 그 얼굴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면, 정치는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한편 서 의원은 청년과 시민들에게도 이 두 권의 책을 적극 추천한다. “정치에 관심이 없더라도, 불평등한 사회 속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읽어야 할 책들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 우리가 사회를 바꾸기 위한 첫 행동이 될 수 있습니다.”
서영석 의원의 인생책 지그문트 바우만의 『우리는 왜 불평등을 감수하는가』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서영석 의원은 앞으로의 정치가 단기적 성과를 위한 대증적 처방이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한 선제적 투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의정활동의 핵심 과제로 제시하는 키워드는 ‘청년 신뢰 회복’과 ‘복지의 선행성’이다.
그는 특히 ‘청년 첫 연금보험료 지원 제도’를 강력히 추진할 뜻을 밝혔다. “청년이 사회에 첫 발을 딛는 순간, 국가는 동행자여야 한다”며, “단지 연금료 몇만 원을 지원하는 문제를 넘어, 국가는 청년의 노후를 함께 설계해주는 존재라는 신뢰를 쌓는 일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이 제도는 단순한 재정지원이 아니라, ‘국가가 청년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신호’라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또한 서 의원은 정년 연장 문제, 다층연금체계의 도입, 플랫폼 노동자와 같은 비정형 취약 노동자들에 대한 사각지대 해소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누구도 제도 밖에 머무르지 않도록 하는 것, 이것이 진짜 복지국가의 시작”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현재의 복지 정책 대부분이 ‘문제가 터진 이후에 대응하는 구조’라는 점을 지적하며, 앞으로의 복지는 위험 발생 이전에 미리 개입하고, 보호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복지는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선행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정책은 한발 먼저 움직여야 하고, 정치인은 신뢰를 먼저 걸어야 합니다.”
이러한 발언의 이면에는, 서 의원이 꾸준히 말해온 “정치는 미래를 설계하는 기술이며, 국민에게 약속을 먼저 건네는 일”이라는 철학이 깔려 있다. 단기적 유불리에 휘둘리지 않고, 장기적인 제도 신뢰를 구축하겠다는 그의 정치 노선은 국민연금 개혁에서 드러났고, 앞으로 청년복지, 고령사회 정책, 사회보장 사각지대 해소로 이어질 예정이다.
그는 끝으로 이렇게 말한다.
“국민은 정치가 하루하루를 채워주길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기반만은 놓치지 않길 바랍니다. 저는 그 내일의 설계자, 신뢰의 정치인이 되고 싶습니다.”
인터뷰의 끝자락에서 서영석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불평등은 결코 그냥 참고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낙수효과를 믿고 기다리다 잃어버린 건 통계가 아니라 사람들의 하루하루였지요. 정치는 그런 체념과 무력감에 맞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말하는 정치는 거창한 구호나 대립이 아니다. 현장에서 시민들의 삶을 보고 듣고 느끼며, 그것을 제도와 정책으로 연결하는 현실적인 실천이다. 지역에서 약사로 살아오며 만난 시민들의 얼굴 하나하나가 정치의 출발점이자 기준이었다.
불평등을 당연하다고 넘기지 않는 태도, 정의를 함께 고민하고 대화를 통해 풀어가려는 자세. 이 두 가지가 서영석이라는 정치인의 중심을 이룬다. 그는 말한다.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오래된 문제를 외면하지 않는 것. 저는 그게 정치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믿습니다.”
현장에서 시민들의 삶을 보고 듣고 느끼며, 그것을 제도와 정책으로 연결하는 현실적인 실천을 하고 있는 서영석 의원. 사진제공=서영석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