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정국이라는 헌정질서의 위기를 거치며 시민의 민주적 역량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서울시의회가 민주시민교육을 제도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나섰다. 서울특별시의회 이병도 의원(더불어민주당·은평2)은 1월 14일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서울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와 공동으로 「서울시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거버넌스 구축 방안을 모색했다.
이번 토론회는 정부가 추진 중인 「시민참여기본법」 제정과 국가시민참여위원회 설치를 앞두고, 민주시민교육의 국가적 위상과 지방정부의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는 학계, 시민사회, 교육 현장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해 제도적 전환기에 맞는 지역 차원의 전략을 논의했다.
이병도 의원은 개회사에서 “민주주의는 헌법과 제도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공적 문제에 책임 있게 참여하는 시민의 역량이 그 토대”라며 “2024년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을 거치며 헌정질서가 흔들리는 모습을 직접 목도한 지금, 민주시민교육의 중요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류홍번 시민사회활성화전국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정부가 ‘통합과 참여의 정치 실현’을 국정과제로 채택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시민참여기본법」과 국가시민참여위원회 설치를 추진 중”이라며 “입법 실현을 위해 정부와 국회, 시민사회가 공동 주체로 참여하고, 시민사회의 연대와 공론 형성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송재영 수원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법 제정이 민주시민교육을 국가의 공적 책임 영역으로 편입시키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송 교수는 서울시와 자치구가 선제적으로 ◆ 민주시민교육센터 설립 ◆ 지역 네트워크 강화 ◆ 시민공론장과 연계한 시민학습 체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며, 이를 위한 강사단 육성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정토론에서도 민주시민교육을 둘러싼 다양한 과제가 제시됐다. 황정옥 (사)민주시민교육포럼 공동대표는 “최근 헌법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이 범부처 차원에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합적으로 추진할 개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민서 좋은세상연구소 정치학 박사는 “서울시와 자치구가 병렬적으로 민주시민교육센터를 설립하고, 자치구 여건에 맞는 조례와 행정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종윤 은평아동청소년네트워크 상임대표는 “민주시민교육이 헌법, 인권, 성평등, 기후 등으로 분절돼 운영되는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며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통합적 교육과 지역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병도 의원은 “오늘 논의된 제안들을 정책에 적극 반영해 「서울특별시 민주시민교육에 관한 조례」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의회가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민주시민교육을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닌,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핵심 인프라로 재정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울시의회가 시민 역량 강화라는 민주주의의 근본 과제를 어떻게 제도화할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노미나 기자
